AI로 직원이 직접 만들면 되지 않나요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에요. 틀린 말이 아니에요. AI 한테 "거래처 등록 화면 만들어 줘" 하면 화면이 나와요. 진짜예요.
저희도 AI 를 써요. 다만 빈 데서 시작하지 않아요. 25년 경험과 7년 뼈대 위에서 시작해요. 권한, 메뉴, 거래처·품목, 전표, 재고, 미수금이 이미 있고, 7년째 회사 하나에서 매일 돌아가는 거예요. AI 는 그 뼈대 위에 그 회사 업무를 맞추는 데 써요. 그래서 빠르고, 그래서 값이 이만큼이에요. 빈 화면에서 AI 한테 시작하는 것과는 출발이 달라요.
그런데 만들다 보면
처음 화면은 금방이에요. 문제는 그 다음부터예요. 거래처가 두 이름으로 들어와 있으면 어느 쪽을 남길지. 반품은 매출에서 빼는 건지 따로 두는 건지. 미수 잔액은 세금계산서 기준인지 출고 기준인지. 전표를 지우면 재고도 같이 돌려놓는지. AI 는 이걸 물어봐요. 매번요. 답은 그 회사 업무를 아는 사람만 할 수 있어요.
선택이 일이 돼요
그 질문에 답하는 게 직원분 일 위에 얹혀요. 처음엔 재밌어요. 열 번째쯤부터 스트레스예요. 서른 번째쯤이면 "이거 왜 내가 하고 있지" 가 돼요. 그리고 한 번 잘못 고른 건 나중에 티가 나요. 석 달 뒤 재고가 안 맞는데 어디서 틀어졌는지 아무도 몰라요. 화면이 늘수록 선택이 늘고, 선택이 늘수록 틀어질 자리도 늘어요.
돈도 생각보다 들어요
직원분이 만드는 동안 그분 월급은 그대로 나가요. 본업은 그만큼 밀리고요. AI 비용도 따로 나가요. 제대로 쓰려면 한 달에 수십만 원이에요. 싼 걸 쓰면 만드는 게 아니라 고치는 데 시간이 가요. 그리고 그 직원분이 퇴사하면요. 그분 머릿속에 있던 선택들이 같이 나가요. 다음 사람은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른 채 이어받아요.
AI 는 물어보지 않으면 안 가르쳐 줘요
AI 는 시키는 건 잘해요. 그런데 "이거 이렇게 하면 석 달 뒤에 재고 안 맞아요" 는 먼저 말 안 해요. 뭘 물어봐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물어야 나와요. 그게 경험이고, 그게 지금 AI 와 사람의 차이예요.
그래서 저희가 하는 건
코드를 짜는 게 아니에요. 그건 AI 가 해요. 저희가 하는 건 그 선택이에요. 25년 동안 같은 질문을 수백 번 받아서, 어느 쪽으로 가야 석 달 뒤에 안 틀어지는지 알아요. 그래서 사장님은 업무만 말씀하시면 되고, 직원분은 쓰기만 하시면 돼요. 선택은 저희가 하고, 틀어지면 저희가 고쳐요.
시기도 있어요
AI 로 누구나 만드는 날은 올 거예요. 지금은 조금 일러요. 만드는 건 되는데, 지키는 건 아직 사람이에요. 그 사이를 저희가 메워요. 그래서 값이 사람 값이 아니라 이 값이에요. 가격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