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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방식

프로그램이 실패하는 자리는 만드는 쪽이 아니에요. 들여놓고 안 쓰는 자리예요. 지원을 받아 넣은 프로그램의 열에 일곱은 안 쓰인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값이 공짜여도 그래요. 왜 그런지 보니까 이유가 늘 같았어요.

안 쓰게 되는 이유

써 보기 전엔 몰라요
프로그램은 써 봐야 좋은지 알아요. 그런데 도입하는 달은 제일 바쁜 달이에요. 바빠서 안 써 보고, 안 써 봤으니 안 좋아 보여요.
자료가 비어 있어요
거래처도 품목도 안 들어간 빈 화면을 받으면 써 볼 수가 없어요. 넣으려면 입력부터 해야 하는데 그럴 틈이 없어요.
뭔지 몰라요
직원분들은 쓰고 싶어도 뭘 눌러야 하는지 몰라요. 낯선 메뉴가 스무 개 있고, 물어볼 사람은 바빠요.
처음엔 다들 싫어해요
7년째 같이 하는 회사도 처음엔 반대가 심했어요. 지금은 없으면 안 된다고 하세요. 반대는 정상이고, 지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해요

한 번에 다 만들어 넘기지 않아요
2주 만들고, 2주 쓰고, 다시 2주 만들어요. 쓰는 2주 동안 나오는 말이 다음 2주의 일감이에요. "이거 불편해요" 가 설명서보다 정확해요.
자료부터 넣어요
첫 2주 안에 거래처, 품목, 지금 재고, 미수 잔액을 넣어요. 엑셀 네 장이면 돼요. 켜는 날 자기 거래처와 자기 품목이 떠 있어야 "아, 이거구나" 가 돼요.
첫날은 옆에 앉아요
쓰기 시작하는 날 가서 직원분 옆에 앉아요. 오늘 할 일 하나, 입고 한 건이나 출고 한 건을 프로그램으로 같이 해 보고 나와요. 그 한 건이 설명서 열 장보다 나아요.
종이 한 장
두꺼운 매뉴얼 대신 종이 한 장을 드려요. 이 회사에서 매일 하는 일 세 가지와 그 화면이에요.
사장님이 밀어 주셔야 해요
직원 투표로는 안 들어가요. 처음 몇 주는 사장님이 "이걸로 하자" 고 한 번 더 말씀해 주셔야 넘어가요. 그 뒤는 프로그램이 알아서 붙잡아요.

순서

보통 이 순서로 가요. 회사마다 바꿔요.

  1. 구매·입고. 들어오는 걸 먼저 잡아요
  2. 영업·출고. 나가는 걸 잡으면 재고가 맞기 시작해요
  3. 미수금. 사장님 방식대로 공제 칸을 맞춰요

세 덩이가 돌면 그 다음은 회사가 원하는 것만 더해요.

지원받아 넣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미 프로그램이 있는데 안 쓰고 계시면, 그것부터 봐요. 그 프로그램이 맞는데 자료가 비어서 못 쓰는 건지, 아예 안 맞는 건지에 따라 할 일이 달라요. 새로 만드는 게 답이 아닐 때도 있어요. 그럴 땐 그렇게 말씀드려요.